핫팩이나 따뜻한 물 담을 수 있는 병(투명 텀블러) 지참하는 걸 추천드림
이유
약이 차갑고 차가운 약이 몸에 들어가면 통증이 생기는데 그 주변에 따뜻한 무언가를 얹어두면 해소가 됨
주사 부위 근처 약이 가는 방향에 대고 있으면 통증이 훨씬 없더라구여 개인적인 경험담임
나는 핫팩은 없었고 물병 들고 갔는데 그게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은 몰랐다

하늘색이 링거랑 연결된 주사바늘이면 붉은 색으로 표시한 부분에 따스한걸 가져다 대면 통증이 훨 덜함
글 말미에 마약성 진통제 이야기도 있다
재밌게 읽어주라
사전 정보
글쓴이는 암진단 받은 날, 온갖 검사 다 받고 결과 듣는 날 이틀 전쯤부터 당일까지를 제외하고는 아주 푹 잘 잤음
잠 설친 날짜 수가 한 달 동안 5일이 채 안 됨
항암 전날 요양병원 입원 함
연고지에서 먼 병원으로 왔다갔다하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음
암튼 4인실인데다 처음 간 병원에서도(심지어 보호자도 없이 혼자 짐들고 입원과 외래 항암까지 함) 개꿀잠 때림
요양병원에서 밥도 완전 고봉밥으로 퍼먹음
밥도 원랜 반공기 먹는데 많은 이들의 잘 먹어야 한다는 잔소리가 떠올라서 그냥 많이 퍼서 다 먹음
=컨디션 최상인 상태로 항암 받으러 감
진짜 항암 기록
겁나 길어요 adhd가 글을 썼나 싶을 정도로 산만하면서 할 말이 많아서 길다 길어
병원에 도착해서 ‘항암 예약이 10시니까 한 시간 전에 먹어야 하는 약 지금 먹어야지’ 하며 아홉시 십분쯤 먹고 접수하니까 병실로 들어오세요 카톡 뜨면 약 드시라는 안내 문구가 나를 반겨주었다
따흑
그래서 간호사분한테 미리 먹었는데 ㄱㅊ?하니까 ㅇㅇ그정도는 ㄱㅊ을듯 해서 안심함
오느릐 첫번째 레슨 병실 들어오세용 하면 약 먹기
예약은 열신데 9시 40분쯤에 들어오란 연락이 옴
그 때의 나 : 하필이면 화장실에서 장을 비우고 있었음
아니.....열시쯤이고 한시간쯤 기다려야 할 수도 있대매...내 💩.......
부랴부랴 정리하고 병실로 가니 텅 빈 침상들만 덩그러니 있어서 이게 뭔가 싶었다
눈치껏 내 자리 가서 눕고 생각해보니 이렇게 급하게 올 정도까진 아녔던 듯
병상에 누우니까 다시 좀 심란해지긴 하더라
아 이게 내가 맞나?
또 다른 나는 아니겠지?
이것이 현실인가?
나는 왜 여기있지?
따위의 멍청한 생각을 하면서 있으니 간호사님이 와서 이것저것 여쭤보시더라
🧑🏻⚕️ : 처음이세요?
💩 : 넹
🧑🏻⚕️ : 보호자분 안오셨나요?
💩 : 넹
🧑🏻⚕️ :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는데 어쩌구
💩은 생각했다 부작용 무서웡 그치만 지금 당장 올 수 있는 보호자가 없능걸 어쩔 수 없지
그러고나서 이런저런 전처치 주사 맞았다
기억나는 낱말들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식염수 정도?
오늘 총 세 개를 맞는데 하나는 허벅지에 5~10분 동안 맞고 있어야 한다고 들음
그래서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간호사님의 5분 동안 주사약 집어넣기 섬세한 손스킬 이런거 직관하는걸까
주사라니까 링거 형태는 아닌거 같고 어떻게 5분 넘게 주사를 천천히 주입이 가능하지? 했는데 가능했다
주사약병이 좀 컸는데 미니어처 링거줄이랑 주사약병을 연결해서 허벅지에 꽂고 주사약병은 허벅지 위에서 방치되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허벅지 주사가 표적 항암이랬다
표적 항암이라 함은 내가 고등학교 때 수능 본다고 공부할 때나 보던 그 친구가 아니던가
잊고 살던 이름을 다시 만나니 또 궁금해져서 검색해봤는데 20여년 만에 환골탈태를 했는지 봐도 모르겠는 친구가 되어버렸다
내가 기억하기론 t cell이 어쩌구 하면서 뭔 세포에 암세포가 좋아하는?? 뭘 붙여서 암세포만 직접적으로 공격 정도임
아무튼 약이 들어가는 동안 잊힌 친구였던 표적 항암이들에게 잘 싸워서 이겨내라는 격려를 보내줌
비종교인은 실체에게 응원을 보낸다
힘내라 김표적항암제
저 나쁜 암세포를 내 백혈구인지 암튼 내 친구들이랑 함께 맞서 싸워 이기렴
이거 끝날 무렵이 되니 링거대에 주렁주렁 달린 본격적인 항암제들 때문에 또 약간 심란해짐
아...내가 왜 보다는 부작용 ㅎㄷㄷㄷㄷ이 더 컸던 듯
그 와중에 내 종이 방광이 열일 하셔서 화장실도 한 번 다녀옴
심란한 건 심란한 거고 할 건 해야하니까 어쨌든 항암약이 내 몸 속으로 들어오는 걸 허락했다 흑흑
표적만 맞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쪼꼼 있었다
한 2% 정도...?
근데 생각보다 괜찮았음
약 들어오는거 자체는 이번 항암 통틀어 진짜 아무것도 아니었음
근데 종이 방광이 말썽이었고 주사바늘 꽂아둔 팔뚝이 자꾸 아파서 간호사님께 얘기했더니 따뜻한거 갖다 대고 있음 좋대서 마침 들고간 물병에 따스한 물 받아서 갖다대고 있으니 통증이 없다시피 했다
그래서 루틴을 만듦
종이 방광이 신호를 보냄 - 화장실 감 - 기존 물 버리고 따스한 물 떠와서 주사 부위에 갖다댐 - 다시 종이 방광
저걸 항암약 맞는 약 3시간 동안 네번쯤 반복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다들 가만히 잘 맞으시던데 왜 나만 화장실 이슈가 자꾸 생겼을까
그리고 약 맞다보니 배가 고파짐
이 배고픔 굉장히 낯익은 배고픔임
뭐냐면 예전에 코로나 때 화이자 맞을 때 느낀 그 배고픔이었다
화이자 맞고 삼십분인가? 만에 배가 엄청 고파서 들고 갔던 간식을 부랴부랴 먹으니 해결이 되었고 1차 2차 전부 배가 고팠고 잘 먹었고 앓는 거 없이 그냥 슉 지나갔었다
항암은 화이자랑은 많이 다르겠지만 배가 고픈 걸로 봐선 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그래서 병원 구내 식당에서 맛대가리 없는 설렁탕 다 먹고 지나가는데 누가 호떡을 맛있게 드시길래 나도 먹고 싶어서 호떡 하나 해치우고 요양병원 셔틀 기다리다가 또 먹을거 생각나서 편의점 가서 빵사와서 먹고 아주 먹보가 되어버렸다
근데 잘 버티려면 먹어야 하잖아?
잘 먹어야지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두자
결론
항암약 맞는 동안 아무런 이슈가 없었음
약 때문에 괴롭지도 아프지도 않았다
그저 종이 방광이 문제....
액체가 다이렉트로 꽂혀서 신장이 신나게 일했나
배가 고픔
저녁 식사 시간 전인데 배가 고프고 잠이 옴 ㅜㅜ
이래저래 듣기론 찐 첫항암은 항암 5일차쯤 부작용이 몰려 온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가 두렵다
이제 첫날인데 아무 생각이 없음
그리고 약이 너무 많음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한 약이겠지만 암튼 많음
그 중에 재미있는 약이 하나 있어 소개해본다

이 약임
나 항암받은 큰 병원에서 약 처방해주면서 복약지도 받을 때 받은 유인물인데 이 약 사진 보자마자 독개구리같네 라는 생각을 했다
정확하게는 비단개구리더라 시골에 많음 주로 납작해져있음....ㅠ
암튼 독같네라는 생각을 했고 약국가서 실물을 받으며 약사가 하는 말을 듣고 나니 왜 독개구리같은 색을 지닌 약인지 알게 됨

그렇다
독개구리(라고 쓰고 비단개구리를 상상해야 한다)같은 색의 비밀은 바로 마약성 진통제였다
어쩐지 색이 수상하더라
약도 관상이 있을 줄이야
아무튼 저 마약이라는 글자에 쫄아서 암병원 복약지도 해주신 분 한테 다시 물어보니 아플 때 참지말고 먹으면 된다해서 ㅇㅇ함
흠
화학 전공이 아니라 다행이다
첫 항암 일기 끝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글 다 올려놓고 갑자기 생각난 에피소드
지난 주 금요일이 모든 검사 결과 듣는 날이어서 모친과 함께 병원 방문 함
다행이 전이는 없는데 암이 좀 커서 항암을 해야한다 해서 종양내과 진료도 같이 봄
종양내과에서 오늘(지난주 금요일) 항암 하고 가실래요?? 하시길래 나는 다급하게 ㄴㄴㄴㄴ나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함
근데 모친은 당장이라도 하는게 낫지 않냐 하시고 나는 아니라고 나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해서 항암 날짜가 오늘이 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힘내라 김항암약과 면역세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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